詩--詩한

선풍기 / 권오범

푸른하늘sky 2017. 12. 28. 14:44


선풍기 / 권오범

먼저 그의 귀잠 깨우려면
바람벽에 묻혀있는 동맥에게
젓꼭지를 교미시켜
푸른 피를 수혈 받도록 해줘야 한다
피톨이 돌면 고분고분해져
일을 천천히 하라고 하면 천천히
빨리 하라고 하면 빨리 하고
상하좌우 갸웃거릴 줄도 안다
오늘도 그는 진종일 나를 위하여
뒤에서 해찰하는 게으른 바람 채뜨려
잘게 저며 부지런히 되 뱉고 있다
말하자면 바람 재활용 전문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좀 미련하다는 것
주야장천 일하다보니 제 몸 망가져도 몰라
가끔 뒤통수 진맥한 뒤 휴식을 줘야 한다
열 받으면 삶을 포기할지 모르니까,









No Matter What - Boyzone(영화 Notting Hill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