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 최원정
그녀는
잉태된 그리움을 지우느니
차라리, 낳기로 하고
하필이면
이 여름, 염천하늘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에서
허기만큼
불러오는 배를
고스란히 남산처럼
무장무장 키우다가
결국, 붉은 선혈
가득한 그녀의 몸에서 낳은
까맣게 익은 언어言語들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빠안히 쳐다만 본다
날, 어쩔 것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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