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누란 / 곽재구

푸른하늘sky 2017. 12. 26. 01:37


누란 / 곽재구


내가 처음 그대를 만난 곳은
사막 한가운데였습니다
돈황 버스 정류장 대합실에서
뜨거운 쟈스민차 한 잔에 마른 빵을 찍어 먹었습니다
바로 그때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지요

네가 찾는 것은 이 세상에 단 한 군데밖에 없지

사랑하는 이여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가슴이 얼마나 설레였는지
당신은 모릅니다
삶과 죽음이 영원히 교차되지 않는 땅
영혼과 육체의 핍박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는 곳
사랑하는 이여 오늘도 나는
樓蘭으로 가는 모래밭 길을 걷고 있습니다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흰 종이의 숨결 / 정현종   (0) 2017.12.26
단풍드는 날 / 도종환   (0) 2017.12.26
길 위에서 / 나희덕  (0) 2017.12.26
첫눈과 함께 부치는 편지 / (宵火)고은영  (0) 2017.12.26
산가(山家) / 도종환   (0) 2017.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