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소설 / 이정록

푸른하늘sky 2017. 12. 17. 14:14

 


소설 / 이정록

너무 힘들어서
물가에 고무신 벗어놓고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는데, 눈물이 마르면서
고무신 안쪽에 자동차바퀴가 보이더구나.
그 껌정고무신이 타이아표였거든.
바퀴 안에 진짜라고 써 있더구나.
애들 놔두고 진짜 죽으려고?
그래 얼른 신발을 다시 꿰찼지.
저수지 둑을 벗어나 집으로 오는데,
신발 속에서 진짜, 진짜, 울먹이는 소리가
종아리를 타고 올라오더구나.
진짜 애들한테 떳떳한 어미가 돼야지, 맘먹고는
이날까지 왔다. 글자 하나가 사람을 살린 거야.
넌 글 쓰는 사람이니께 가슴에 잘 새겨둬라.
내 말을 믿으면 진짜 글쟁이고
안 믿으면 그 흔해빠진 똑똑한 아들만 되는 거고,
근데, 어미가 니들 놔두고 진짜 죽을 생각을 했겄냐?
이런 거짓부렁을 소설이라고 하는 겨.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색 / 오성일   (0) 2017.12.17
한 수 위 / 복효근   (0) 2017.12.17
비 / 이진명   (0) 2017.12.17
삶은 감자 /안 도 현   (0) 2017.12.17
안개/기형도  (0) 2017.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