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12월 - 오세영

푸른하늘sky 2017. 12. 17. 11:29


 
12월 -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은 피고 꽃은 지고 / 김요일   (0) 2017.12.17
비오는 날 / 천양희   (0) 2017.12.17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0) 2017.12.16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  (0) 2017.12.16
七夕/강 만  (0) 201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