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싱개꽃 - 송진권
몸써리야 그까짓 게 뭐라구
그 지경이 되서두 꼭 움켜쥐구 있더랴
봉다리에 정구지 담다가 팩 씨러져서
아무리 흔들어도 안 일어나더랴
구급차 안에서두 꼭 쥐구 있더라구
병원 같이 따라갔던 국화가 얘기 안 햐
나물 장사 오십 년 장바닥에 기어 댕기며
맨날 벳기구 다듬는 게 일이라더이
이렇게 가구 나면 서방이 알아주나 새끼가 아나
도척이 같구 아귀 같다구 숭이나 보지
우리 거튼 장돌림들이나 그 속 알지 누가 알어
심천 할머니 가는 길에 돈 보태며
거기 가서는 언 밥 먹지 말고
뜨신 국밥이라두 사 먹어유
할머니 앉았던 자리 보도블록 비집구
싸래기 같은 나싱개꽃 피는디
나물 장사 앉았던 자리 씨를 받아
드문드문 나싱개꽃은 피는디
Elegy / Michael Hoppe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이 피면 눈물겹다 / 허형만 (0) | 2021.03.24 |
---|---|
꽃은 언제 피는가 - 김 종해 (0) | 2021.03.18 |
봄비 - 김용택 (0) | 2021.03.01 |
복수초 / 홍성란 (0) | 2021.02.28 |
좋은친구 / 김시천 (0) | 2021.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