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나비수건 - 어머니학교 4 / 이정록

푸른하늘sky 2020. 3. 14. 09:13

[김윤덕의 新줌마병법] "올케, 엄마를 부탁해"
                                                                                                일러스트/이철원


나비수건 - 어머니학교 4 / 이정록

고추밭에 다녀오다가
매운 눈 닦으려고 냇가에 쪼그려 앉았는데
몸체 보시한 나비 날개, 그 하얀 꽃잎이 살랑살랑 떠내려가더라.
물속에 그늘 한 점 너울너울 춤추며 가더라.
졸졸졸 상엿소리도 아름답더라.
맵게 살아봐야겠다고 싸돌아다니지 마라.
그늘 한 점이 꽃잎이고 꽃잎 한 점이 날개려니
그럭저럭, 물 밖 햇살이나 우러르며 흘러가거라.
땀에 전 머릿수건 냇물에 띄우니 이만한 꽃그늘이 없지 싶더라.
그늘 한 점 데리고 가는 게 인생이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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