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11월의 나무 / 황지우

푸른하늘sky 2019. 11. 3. 14:44


11월의 나무 / 황지우


11월의 나무는, 난감한 사람이

머리를 득득 긁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 이 생이 마구 가렵다

주민등록번호란을 쓰다가 고개를 든

내가 나이에 당황하고 있을 때,

환등기에서 나온 것 같은, 이상하게 밝은 햇살이

일정시대 관공서 건물 옆에서

이승 쪽으로 測光을 강하게 때리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 그림자 위에

가려운 자기 생을 털고 있다

나이를 생각하면

병원을 나와서도 病名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처럼

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렇게 자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등 뒤에서 누군가, 더 늦기 전에

준비하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The Ballad Of Autumn / Edgar Tuniyants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들녘에 서서 - 洪海里  (0) 2019.11.05
가을 커피 - 임시연   (0) 2019.11.03
11월 / 나태주  (0) 2019.11.01
10월 - 오세영  (0) 2019.10.31
살청으로 푸른빛을 얻다 - 권현형   (0) 2019.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