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가을노트 - 문정희

푸른하늘sky 2019. 10. 22. 17:56

 


을노트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Ikuro Fujiwara - konya wa uml no youni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 이외수   (0) 2019.10.25
가을에는 / 오광수  (0) 2019.10.24
사람의 일 - 천양희  (0) 2019.10.21
석류의 말 - 이해인  (0) 2019.10.20
귀환(歸還) - 박인걸  (0) 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