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그늘 아래서/이정자
사랑아, 이제 우리 그만 아프기로 하자
피어서 열흘 가는 꽃 없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무색케 하는
배롱나무 꽃그늘 아래서 우리 뜨겁게 만나자
당신과 내가 눈 맞추던 처음의 그 자리로 돌아가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견디며
배롱나무꽃이 백일동안이나
거듭 꽃 피워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호숫가 노을이 다 지도록
가슴 속 그리움 다 사위도록
무언의 눈빛으로 나누자구나
서로에게 눈 먼 죄로 쉽게
해 뜨고 해 지는 날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흘러가는 강물에 띄워 보내며
배롱나무꽃 보다 더 화사한 사랑 하나
우리 생애에 새겨 넣자구나, 사랑아
Remember when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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