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산다는 것은 - 오세영

푸른하늘sky 2019. 7. 14. 22:13
산다는 것은 / 김종찬



산다는 것은 - 오세영

 

산다는 것은
눈동자에 영롱한 진주 한 알을

키우는 일이다.

땀과 눈물로 일군 하늘 밭에서
별 하나를 따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가슴에 새 한 마리를 안아
기르는 일이다.

어느 가장 어두운 날 새벽
미명(未明)의 하늘을 열고 그 새
멀리 보내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손 안에 꽃 한 송이를 남몰래
가꾸는 일이다.
그 꽃 시나브로 진 뒤 빈주먹으로
향기만을 가만히 쥐어 보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그래도 산다는 것이다.




  ㅡ 시집『마른하늘에서 치는 박수 소리』(민음사, 2012)












산다는 것은 /  김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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