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약속 - 마종기
지난 밤 우리의 삶이
어디까지 갔었지?
산도 하나 넘고
배 저어 강도 하나 건너서
기쁨과 고통이 같은 것이라는
어려운 표말만 읽고 헤어졌던가.
떠다니는 길에서 혼자되어
혹 푸른 향기에 긴 잠이 들면
괜찮아,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
지구의 가슴까지 이미 간 것을,
기다림과 황야가 같다는 것을,
누가 아니라 한들 섭섭해 하랴.
살수록 추워지는 도시에 가도
유언이 되어 움츠리지는 않겠다.
내 뼈는 아직 너를 떠나지 않았다
봄이 목소리 흔들며 웃고 있는 사이
나이 든 구름이 도시를 지나가고
아무도 믿지 않았던 그 약속이 도착한다.
Spring breeze / Kenn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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