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봄의 약속 - 마종기

푸른하늘sky 2019. 4. 12. 11:28


봄의 약속 - 마종기

 

지난 밤 우리의 삶이

어디까지 갔었지?

산도 하나 넘고

배 저어 강도 하나 건너서

기쁨과 고통이 같은 것이라는

어려운 표말만 읽고 헤어졌던가.

 

떠다니는 길에서 혼자되어

혹 푸른 향기에 긴 잠이 들면

괜찮아,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

지구의 가슴까지 이미 간 것을,

기다림과 황야가 같다는 것을,

누가 아니라 한들 섭섭해 하랴.

 

살수록 추워지는 도시에 가도

유언이 되어 움츠리지는 않겠다.

내 뼈는 아직 너를 떠나지 않았다

봄이 목소리 흔들며 웃고 있는 사이

나이 든 구름이 도시를 지나가고

아무도 믿지 않았던 그 약속이 도착한다.









Spring breeze / Kenn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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