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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앙(下昻)

푸른하늘sky 2018. 4. 19. 11:29

하앙(下昻)

 

昻은 훈이 오를 앙이다.

 

집을 지을 때 우리 조상들이 제일 고민했던 문제는

지붕과 기둥을 여하(如何)히 연결하느냐,

지붕의 하중을 기둥에 어떻게 분산시키느냐 이었던 것 같다.

 

보통 기둥 위에 길이 방향으로 도리를 얹고 그 위로 지붕에서

내려오는 서까래를 받친다.

 

그러나 그래서는 낮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따라서 규모가 좀 되는 건물은 기둥 위로 구조물을 넣어

서까래를 높이 쳐든다.

 

 

위 사진은 기둥 위로 나무 부재들을 짜 넣은 공포(+共 包) 형식 중 다포식이다.

 

그런데 처음에 지붕과 같이 경사지게 기둥을 넣은 시절이 있었던 모양인데

그걸 하앙식 구조라고 한다.

 

 

 

사진: 하앙식 구조.

 

중국에서는 이 하앙식 구조가 요(),() 시대 나타나다가 사라지고

일본은 나라(奈良) 시대부터 후대까지 꾸준히 이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대에는 하앙식이 많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이번에 국보가 된 화암사 극락전이 유일하다.

 

 

 

사진: 화암사 극락전 하앙

 

서까래가 기둥 밖으로 빠져 나온 부분인 처마가 있고

그 밑을 길게 가로질러 처마 도리가 놓였다.

 

처마 도리 밑으로 툭 튀어나온 나무가 하앙(下昻)인데

사진 상 경사를 구별하지 어렵겠지만

땅과 평행이 아니라 지붕, 처마와 같이 사선 방향으로 벋어 있다.

 

하앙의 끝은 용머리고 그 아래는 구름 문양을 조각해 넣었다.

하앙과 하앙 사이는 널판자로 막고 그림을 그려 넣었다.

극락전 안으로 들어가 구조를 보려도 천장 반자로 가려져 볼 수 없다.

 

 

 

사진: 화암사 극락전




******




"앙"이라고 하지 않고, "하앙" 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상앙" 이라는 것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화암사 극락전의 하앙은 특이한게, 다포 위에 하앙을 올렸다는것이고
다포는 원나라때 생긴 형태라고 하니, 하앙보다 후대에 생긴 양식이다.
보통 하앙은 주심포 위에 올리는데..
다포에 앙서 가 이 하앙에 삐져나온 구조물을 흉내낸 장식이다.
하앙식이 아닌걸 하앙식 인거 처럼 만들기 위해 고안해낸 장식이다.
그래서 조선초기 다포집인 숭례문의 앙서는 하앙 비슷한데, 조선후기 다포집인 흥인지문 앙서는 하앙처럼 안보이는 것이다.
시대가 지나면서 목수들이 앙서가 하앙을 흉내낸 부재라는걸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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