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그리운 곳으로 돌아 보라 / 정일근

푸른하늘sky 2017. 12. 25. 02:22

금강하구사람 / 손


그리운 곳으로 돌아 보라 / 정일근


그리운 곳에는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있네
헐벗은 영혼들도 귀의할 안식이 있듯
상처뿐인 삶들도 돌아가 잠들 그리운 집은 있네
천상의 사랑은 이미 빗장을 풀고 달아나 버려
보리밭 위로 부는 바람에도 나는 어찌할 수 없네
어제는 들판에서 잠자고 오늘은 길 위에서 눈뜨는
노숙의 세월인들 꿈이 없으랴
그 꿈속의 비단길인들 끝이 없으랴
나는 대상에서 떨어져 나온 외로운 쌍봉낙타
취하지 않고서는 건널 수 없는 도시의 불사막을
지글거리는 고통의 맨발로 걸어가네
또 그렇게 가다보면 세상의 마지막 저녁과
두고 온 고향의 바닷별과 조우하려니
입안에 풍화하는 모래가 씹히고
모래언덕 위로 붉은 달이 떠오를 때
별에다 귀를 가져다대면, 들리네
혓속에서 잉잉거리는 세상의 첫소리와
첫사랑 현옹수 떨리는 소리까지 들리네
착한 눈동자 선한 귀로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게
그리운 곳에는 우리가 부르는 소리가 있네







 
Bridge over troubled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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