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겨울나무 / 차성우

푸른하늘sky 2017. 12. 23. 11:51


겨울나무 / 차성우 

 

나무들은 제 속살에 시간을 챙겨 넣고

겨울로 떠났다.


여름동안 발치쯤에 사는 생명들에게 드리웠던

짙고 푸른 외투를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찬란한 눈보라를 맞는다.


태양이 햇살을 접어들고 하늘끝으로 돌아가면

어둠은 들녘에 밤을 펼치고

겨울바람이 수런거리는데


꽃피는 날을 위하여

꽃피는 날을 위하여

겨울나무는

안으로, 안으로 거친 눈보라를 견디며

새 봄, 중생들이 누릴 봄을 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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