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분청 인화 무늬 / 박기섭

푸른하늘sky 2017. 12. 19. 22:45




분청 인화 무늬 / 박기섭


분청 인화 무늬라니 그냥 그런 꽃이려니 그냥 그런 꽃이려니
그러려니 했던 것이 구절초 쑥부쟁이서껀 그게 그런 꽃인 줄은

그게 그런 꽃인 줄은 그런 가을 꽃인 줄은 구절초 쑥부쟁이 그런
가을 꽃 보고는 안다 잿물에 덤벙 담갔다 덤벙 건진 꽃인 줄은

덤벙 건진 꽃인 줄은 그게 그런 꽃인 줄은 하늘 가에 걸어 놓은
망댕이 가마 한 채 그 가마 하늬녘에 부신 가을 나주볕 보고는 안다

가을 나주볕 보고는 안다 그 하냥 눈물 글썽한 그 분청 그 항아리
그게 그런 볕인 줄은 지천명 서릿길에 환한 귀얄 자국 보고는 안다

어제 그제 아니라 그러께 그끄러께 너 내게 보낸 편지 그게 가을 볕인
줄은 그 편지 겉봉에 남은 귀얄 자국 보고는 안다



 
 



나주볕: 저녁 햇살

 

First Love (첫사랑) / Violin Solo & Cha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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