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가을바다 / 이건청

푸른하늘sky 2017. 12. 19. 16:06





가을바다 / 이건청


이 맑고 깨끗한 가을날
6월의 치자꽃 향기를 생각하느니
치자꽃 핀 해안을 생각하느니
스러지며 스러지며 밀려오는
흰 파도를 생각하느니
파도에 실려간 치자꽃 향기를 생각하느니
가을 바다여
떨어진 흰꽃과 향기를 가슴에 새긴 채
해변에 와 스러지는
이 가을의 파도여
지금 해안은 비어 있지만
6월에서 11월까지 출렁이는 파도여
이 맑고 깨끗한 가을날
포케트에 넣어둔 해도(海圖)를 펼친다
6월에서 가을로 이어진 해도를 펼치니
바다엔 범선 한 척 돌아오고 있다
치자꽃 향내 나는 무량의 바다
이 넓고 깊은 바다를 가로질러
범선 한 척 돌아오고 있다


 






나는 가을 세레나데여(Serenade) / Edward Sim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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