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춘일(春日) / 윤제림

푸른하늘sky 2017. 12. 18. 03:50


춘일(春日) / 윤제림


버스에 책가방을 흘렸네
침 흘리며 졸다가
차창에 이마를 받으며
졸다가
연필을 잃고 공책도 잃었네

꼭 그 사람 짝이로세
십리에 복사꽃 만발하여 춘홍 겹던 날.
졸다가 낚싯대를 잃고
백구白鷗더러 웃지 말라던 노인
있잖은가, 옛시조에 나오는!

어이 사람뿐이리,
산들바람에 놀라 깬 수양버들만 잠깐씩
머리채를 흔들 뿐
개구리도 뱀 앞에서 졸고
뱀은 아예
눈도 못 뜨리, 오늘 같은 날은
이런 날엘랑은
내 증조할머니 덕수 이씨
열아홉 살 옥이도
어디선가
졸고 앉았으리.






Kenny G - Spring Breeze


'詩--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0) 2017.12.18
웃는 당신 / 곽효환   (0) 2017.12.18
아무래도 나는 / 이해인   (0) 2017.12.18
이런 젠장 / 원태연  (0) 2017.12.18
우화등선/김용택   (0) 2017.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