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푸른하늘sky 2020. 1. 21. 04:54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기대어 흐느껴서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걸어들어가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서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서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
절벽을 휘감아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질 무렵에
아버지가 왜 강가에 지게를 두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서
내 이름을 한번씩 불어보았는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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