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허망에 대하여 - 김남조

푸른하늘sky 2019. 12. 28. 10:20
허망에 대하여----김남조


허망에 대하여  - 김남조


내 마음을 열

열쇠꾸러미를 너에게 준다

어느 방

어느 서랍이나 금고도

원하거든 열거라

그러하고 

무엇이나 가져도 된다

가진 후 빈 그릇에

허공부스러기 쯤 담아 두려거든

그렇게 하여라


이 세상에선

누군가 주는 이 있고

누군가 받는 이도 있다

받아선 내버리거나

서서히 시들게도 하는

이런 일 허망이라 한다

허망은 삶의 예삿일이며

이를테면 사람의 식량이다


나는 너를

허망의 짝으로 선택했다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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