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서 - 허윤정
지나간 시간은
아득한 별의 충돌
그 풀빛 사운 대는 이야기의 밤
밤새도록 꽃들은 달빛 속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파도는 또 밤새도록 아프게
해변을 쓰다듬고 갔겠다
영원의 미로 저 간이역에
아득한 그리움
분홍빛 실루엣 노을로 번진다
초록색 음표 하나가 시를 쓰고
창조의 음악과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신비 모두가
자기 안의 통곡이다
자기 통곡이 없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나무 잎 새 하나하나는
연초록 기도하는 떨림이다
아무 일 없는 듯 까떼리니 행
'기차는 8시에 떠나고'
가버린 세월의 간이역에서
그리움 흔적 지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