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세수 / 이정록

푸른하늘sky 2019. 5. 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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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세수 / 이정록

빨랫줄처럼 안마당을 가로질러
꽃밭 옆에서 세수를 합니다. 할머니는
먼저 마른 개밥 그릇에
물 한 모금 덜어주고
골진 얼굴 뽀득뽀득 닦습니다


수건 대신 치마 걷어올려
마지막으로 눈물 찍어냅니다
이름도 뻔한 꽃들
그 세숫물 먹고 이름을 색칠하고
자두나무는 떫은 맛을 채워갑니다

얼마큼 맑게 살아야
내 땟국물로
하늘 가까이 푸른 열매를 매달고
땅위, 꽃그늘을 적실 수 있을까요











 

Dust To Gust - Fabrizio Pigli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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