瞬間捕捉

최민식

푸른하늘sky 2017. 12. 29. 09:47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대가인 최민식 작가가 1965년부터 현재까지 찍은 인물 사진을 한겨레신문에서는 매주 수요일 소개합니다. 28년 황해도 연안에서 태어난 최 작가는 57년 일본 도쿄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한 뒤, 평생 ‘인간’을 응시해 왔습니다. 68년부터 사진집 <인간> 1집을 내기 시작해 지금까지 13집을 펴냈습니다. 지금도 ‘현역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민식이 찍은 얼굴 1

 

클로즈업 수법으로 내적 감정과 피부감을 강조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나를 의식하는 표정은 한국적 서민상이라 하겠다. 나의 창작 목적은 사진적 수단으로 움직임, 곧 삶의 진실을 붙잡는 것이다. (부산,2008)

 

 

 

최민식이 찍은 얼굴 2

 

어린이 사진의 핵심은 자연스러움에 있다. 비연출로 생생한 순간을 잡아 외양만이 아니라 내면의 표현까지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언제 셔터를 누를 것인지가 중요하다. (부산, 1985)

 

 

최민식이 찍은 얼굴 3

 

이 노인은 전형적인 한국의 소박한 할아버지 표정을 지니고 있어 정감이 갔다. 빙그레 웃는 모습이 다정해 보인다. 내 사진은 서민에게서 그 건강한 생명력을 계속 받아야 유지된다. (부산, 1979)

 

 

최민식이 찍은 얼굴 4

 

이 얼굴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이 가난한 지게꾼의 표정에서 삶의 의미를 읽을 수 있었다. (부산, 1965)

 

 

최민식이 찍은 얼굴 5

 

나는 여성의 아름다움이란 생생한 생명력에서 온다고 믿는다. 이 세상이 보여줄 수 있는 허다한 아름다움 중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여성의 미와 가치는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서울, 1975)

 

 

최민식이 찍은 얼굴6

 

50년을 하루같이 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사람들의 생활 주변에서 삶의 진실성과 허식 없는 본연의 모습을 포착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분은 부산에서 이름난 연극인으로 어떤 역을 맡아도 어울리는 얼굴의 소유자로 유명하다. 연극도 여러 번 감상했고, 멋진 연기에 어울리는 멋진 표정을 찍을 수 있었다. (부산, 2008)

 

 

최민식이 찍은 얼굴 7

 

여성 사진의 경우 기본적인 사고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가 없다. 나의 여성관이나 미의식에서 테마와 표현기법이 생기게 된다. 나의 주장을 강하게 했으며 형식적인 것보다 감각적인 표현에 치중했다. 일상 속에서 여성의 미를 발견해 나가야 한다. (부산, 1990)

 

 

최민식이 찍은 얼굴 8

 

사진은 모든 요소들을 현실 세계와 연결지어 놓는다. 대구역 앞에서 찍은 이 사진은 어두운 사회의 단면을 가난한 할머니를 통해서 제시한 것이다. 나는 내 생활과 밀착된 일이 아니면 흥분이나 애착을 느끼지 않는 편이지만 사진을 찍을 땐 다르다. 내 스스로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면 이 사진과 같은 작품은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구, 1995)

 

 

최민식이 찍은 얼굴 9

 

나는 계속 걸었고 언제나 찍을 준비가 돼 있었다. 밀양 어느 시골마을에서 이 할머니를 발견하였다. “늙은 얼굴을 찍어 뭘 해!” 하면서도 웃음을 보냈다. 소박하고 친밀감이 넘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밀양, 2008)

 

 

최민식이 찍은 얼굴 10

 

우리들의 이웃, 그들의 표정엔 가식이 없고 그들의 모습만큼 진실한 것도 없다. 나는 카메라를 통해서 서민들의 순수한 삶을 담았고 의미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곳엔 절대적인 빛이 있다. 나는 상상력이 발휘되고 대상이 명료해지면서 의미가 담기게 될 때까지 내가 관찰하고 있는 것을 깊이 탐구하였다. (부산, 1965)

 

 

최민식이 찍은 얼굴 11

 

여성의 아름다움이란 맑고 시원한 눈, 낭랑한 음성, 특히 젊은 여성이 풍기는 싱싱한 기운, 우아한 애정을 머금은 얼굴에 나타나는 윤기, 분석할 수 없는 생의 약동으로 특징지을 수 있겠다. 아울러 교양과 지성이 아름다운 외모에 깃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다. (포항, 1986)

 

 

최민식이 찍은 얼굴 12

 

이 장면은 부산 자갈치에서 잡았다. 모성애는 사랑의 절정이요 완성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삭막한 현실 속에서 어머니의 품은 언제나 포근한 고향이다. 여러분!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어머니 옆에 앉아 주름진 손을 한번 잡아보시라. 여러분이 영원한 사랑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될 터이다. (부산, 1965)

 

 

최민식이 찍은 얼굴 13

 

내 사진의 특징은 인물의 눈에 대한 묘사에 있다. 내가 찍는 인물은 나뿐만이 아니라 제3자와도 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여성의 웃는 표정은 매혹적이다. 이 여성이 눈으로 호소하고 있는 감정을 사진가는 사진을 통해 사회에 보이고 싶은 것이다. (부산, 2007)

 

 

최민식이 찍은 얼굴 14

 

용두산 공원은 노인들이 휴식하는 공간으로 항상 붐빈다. 수염을 강조하느라 클로즈업 기법을 사용했다. 클로즈업은 육안으론 잘 관찰할 수 없는 세계의 모습도 볼 수 있는, 사진의 창조적 수단이다. 얼굴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도록 힘을 발휘한다.(부산, 2008)

 

 

최민식이 찍은 얼굴 15

 

마음껏 웃는 여대생을 대구의 한 대학교에서 포착하였다. 이런 모습은 연출론 찍을 수가 없다. 걸작사진을 항상 감상하면서 보는 눈을 길러야 좋은 소재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의 생명은 순간포착에 있으며 빛과 구도와 감정이 일치된 순간에 셔터를 눌러야 한다. (대구, 2007)

 

 

최민식이 찍은 얼굴 16


생선 몇 마리 놓고 파는 자갈치시장 아지매의 얼굴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곳을 찾았다. 비린내 물씬 나고 투박한 사투리가 뒤엉키는 그곳은 이웃의 진정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자갈치시장에선 백화점 같은 곳에선 결코 만날 수 없는 우리 이웃의 가식 없는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부산, 1985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17

 

어린이의 표정을 기록한 결과는 훗날에 추억거리가 되며, 기록행위 자체도 즐거운 일이다. 이 장면은 발견과 동시에 찍은 것으로, 생생한 어린이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사진 속 어린이는 평소 있는 그대로의 어린이여야 한다. 그러자면 기동성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속사 기법(스냅 샷)이 바람직하다. (부산, 1983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18

 

강하게 빛이 떨어지는 길가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표정을 포착했다. 사진은 대상에 대한 가장 깊은 의미에서의 진정하고 완전한 표현을 말한다. 그것은 삶을 전체로서 볼 때의 진정한 표현을 말하는 것이다. 창작과 제작과정의 주어진 조건 아래서 가능한 최상의 완벽성을 가져야 한다. (부산, 1965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19

 

훌륭한 얼굴사진의 핵심은 한마디로 자연스러운 얼굴의 사진적인 표현에 있다. 서민의 세계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 중년의 모습은 한국적인 얼굴이다. 인생의 모든 장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면 높은 차원의 의식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주, 1988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0

 

젊은 여성은 사진 모델로 매력적이다. 나는 여성의 매력을 정확히 잡아낸다. 그 여성만의 개성을 강조해 찍어야 한다. 이때 간과해선 안 될 것은 나와 모델의 감정교류다. 나는 어떤 부분을 집중해 표현할 것인지 고민한다. 여성을 찍은 사진은 형식보다는 감각적인 표현에 치중해야 한다. (부산, 200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1

 

나는 항상 참신한 눈과 구도와 새로운 각도로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이 표정에 어떤 숨겨진 의미가 있는지를 찾아 전달해야 하며 감상자로 하여금 동시대적인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한다. 진실을 표현하기 때문에 사진은 존귀한 것이다. 밑바닥에 깔려 있는 정신적 갈등을 꿰뚫어야 현재의 우리를 더욱 깊이 있는 세계로 안내할 수 있다. (부산, 1992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2

 

부산 부경대학교 앞거리는 매우 복잡하여 서울의 이화여대 앞 거리를 방불케 한다. 음식점·술집·오락실·다방 등이 많아 부경·경성대생들이 붐비는 곳이다. 이 사진을 찍는 순간 짧지만 크게 웃는다. 순식간에 찍었다. 이곳은 여러 모습의 사람들을 찍을 수 있어 나로서는 좋은 곳이다. (부산, 198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3

 

나는 부드럽고 뽀얀 피부로 단장한 우리의 모습에서 감추어진 어둡고 추운 과거를 들추어내고 있다. 이 얼굴처럼 거칠고 주름진 표정 속에서 피어나는 풋풋한 삶의 진한 내음도 담았다. 소외된 이들의 삶은 쓸쓸하고 괴롭지만 진정성마저 잃은 것은 아니다. 그들은 투박한 생활환경 속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다. (부산, 1985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4

 

밀양역에 내렸을 때 대합실에서 이 노인을 봤다. 한국의 전형적인 얼굴에서 매력을 느꼈다. 이런 장면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타인과 접촉하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인식의 범위를 넓혀가고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인다. 나는 이를 사회관, 인생관이라 표현하기도 한다.(밀양, 2007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5

 

공연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무용수를 순간 포착하였다. 특히 한국적인 족두리가 인상적이며 미모도 뛰어났다. 이 사진 역시 연출하지 않은 상태로 스냅 촬영을 한 것이다. 아름답게 완성된 사진은 내가 나를 말하는 공간이며 나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은 나를 존재케 한다. (경주, 2007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6

 

수원역 앞에서 할머니의 멋진 표정을 발견하고 열심히 스냅으로 찍었다. 나는 꼭 찍고 싶은 것에는 목숨을 건다. 살아 있는 생명의 의미를 반영하지 못하는 사진은 아무리 그것이 완벽한 것이라도 의미가 없으며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수원, 1992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7

 

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소년 시절 간신히 먹고살았다. 김해 들판에서 이 농부를 발견했을 때 문득 옛날 고향의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허락 없이 사진을 찍었다. 이 농부는 왜 찍느냐고 따지는 것이었다. 아무 말 없이 도망치는데 먼 곳에서도 고함소리가 들렸다.(김해, 1972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8

 

매우 귀여운 얼굴이라 나도 모르게 순간 포착하였다. 찍고 난 후에 사진을 보고 자연스러운 표정이어서 만족했다. 이런 표정은 연출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얼굴의 표정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항상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준비가 있어야 한다. 즉, 결정적 순간이다. (부산, 2005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29

 

길가에서 열심히 신문을 보는 여성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 사진을 찍으면서 비록 신문이지만 링컨이 말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는 책을 한 권 선물하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이 생각났다. 책의 한줄 한줄에는 각기 다른 새로운 의미가 있다. 책을 읽자.(부산, 2008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0

 

나는 항상 본질에 접근한다. 피상적인 형식은 언제나 벗어던진 채 핵심으로 파고들었다. 나의 사진관은 자신에 대한 진실로부터 출발한다. 나는 꾸민 것, 느껴지지 않는 것, 가식적인 것을 부정한다. 이 장면은 기독교 전도사의 절규다. 살아 있는 생명 의미의 반영일까?(부산, 1985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1

 남루한 옷을 몸에 걸치고 웃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

가난 속에서 삶의 진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얼굴에서 행복감이 발견되어서 만족스러웠다.

이 한 점의 사진은 동시대 삶의 부분적 기록이기도 하며 전체적인 사회상을 보여주기도 한다.(부산, 196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2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두 여인이 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순간 포착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그것도 다투는 장면을 찍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용기와 기동성이 있어야 한다.

나는 이 방면에 자신이 있다.(부산, 2007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3

 경주 어느 시골 길에서 크게 하품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모든 순간은 결정적 순간이며 사진의 본질적 의미의 표현은 스냅숏의 완성에 있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그것은 사진가 개개인이 각자 지닌 특유한 셔터 찬스라고 하겠다. (경주, 199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4

 군사독재를 반대하는 시위대원의 절규하는 모습은 결정적 장면이다.

시위 현장의 촬영은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진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참으로 위대하였다.

세계에서 드물게 민주화 운동이 성공한 그 현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더 뿌듯한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부산, 1987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5

 이 노파의 표정엔 가식이 없고 순수한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이 표정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감지했다. 할머니의 주어진 삶의 의미를 작품화한 것이다.

나는 사진예술의 기본 미학을 사실주의, 바로 그것이라고 간파한다. (부산, 1988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6

 친한 친구의 딸이다. 연극을 한다고 했다. 나의 요청도 없이 자세를 취해준다.

인생을 좀더 깊이 알고 삶의 깊은 지혜를 얻고자 하는 여성, 참다운 행복의 가치를 찾는 여성은 매력적이다.

오늘날의 여성은 사회의 역할에 주목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구, 200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7

 그의 애견을 찍는 순간 여인은 활짝 웃는다. 이런 표정은 연출을 한다고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 멋진 웃음에 나는 만족하였다. 이런 표정을 포착하기 위해선 속사(스냅숏)의 명수가 되어야 한다.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부산, 2005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8

 덕수궁에서 두 여성이 나를 보면서 미소를 던지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을 포착하였다.

같은 대학에 다닌다는 것이다. 이런 장면을 발견하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 순간은 다시 오기 어려운 것이다.

학생이 주소를 적어주며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서울 2002)

 

 

 

최민식이 찍은 얼굴 39

 친구의 딸을 모델로 찍은 사진이다. 능숙한 연출로 여러 장면을 찍었다.

첫인상은 영화배우로 느껴졌다. 자기 말로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모 회사의 사장 비서로 있다고 했다.

여성의 아름다움,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이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아닌가. (전주,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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