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감자 / 문태준

푸른하늘sky 2017. 12. 17. 14:29



감자 / 문태준

지켜보노라니,
저마다 어떤 우주 하나를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그것들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던
소년의 까만 눈동자가 떠오르기도 하는 것인데
그를 놀라게 했던 고요여,
그것들은 부유(浮遊)하는 마음들을 가라앉게 하는 것이지
세상 밖의 먼길을 가리키는 것이지
그렇지만 쓰이지 않은 말들이
너희 안에 고스란히 숨어 있구나
하고 새삼스레 떠올리는 사이, 소년은
자랄 만큼 자라 그 길을 찾아 나서고
보드라운 흙은 여전히
그 몇 알의 고요를 붙들고 있는 것이다




 
 



Dream Of You - Philippe Alexandre Belis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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