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시인과 촌장 - 가시나무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날으는
새들의 날개 죽지 위에
첫 차를 타고 일터로 가는
인부들의 힘센 팔뚝 위에
광장을 차고 오르는
비둘기들의 높은 노래 위에
바람 속을 달려나가는 저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에
'사랑해요'라고 쓴다
'사랑해요'라고 쓴다
피곤한 얼굴로 돌아오는
나그네의 저 지친 어깨 위에
시장 어귀에 엄마 품에서 잠든 아가의
마른 이마 위에
공원 길에서 돌아오시는
내 아버지의 주름진 황혼 위에
아무도 없는 땅에 홀로 서있는 친구의
굳센 미소 위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수 없이 밟고 지나는 길에 자라는
민들레 잎사귀에
가고 오지 않는 아름다움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소녀의
겨울 밤 차 유리창에도
끝도 없이 흘러만 가는 저 사람들의
고독한 뒷모습에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사랑해요' 라고 쓴다
어머니 걱정마세요
이제 꽃밭이 열리고
맑은 꽃들은 기지개를 켤테니까요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봄이 정말 와 준다면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요
그렇다면 돌아갈 여비도 마련해야니까
노을에게 몰래 부탁도 하고요
기쁨 고향 방앗간엔 어머니 좋아하시던
웃음보리떡도 해두라지요
어머니 걱정마세요
기다림이 오래 되면
착한 새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요
그렇다면 돌아갈 여비도 마련해야니까
노을에게 몰래 부탁도 하고요
기쁨 고향 방앗간엔 어머니 좋아하시던
눈물보리떡도 해두라지요
어머니 걱정마세요
기다림이 오래 되면
착한 새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요
고향으로 돌아가요
기쁨보리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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