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섣달 그믐날/김남조
푸른하늘sky
2019. 12. 29. 11:53
섣달 그믐날/김남조
새해와서 앉으라고
의자를 비워주고 떠나는
허리아픈 섣달그믐날을
당신이라 부르련다
제야의 고갯마루에서
당신이 가물가물 사라져 가는길
뚫어서 구멍내는 눈짓으로
나를 바라봐야겠어
세상은
새해맞이 흥분으로 출렁이는데
당신은 눈침침.귀도 멍멍하니
나와 잘 어울리는
내사랑 어찌 하겠는가
마지막이란
심오한 사랑이다
누구라도 그의생의
섣달 그믐날을 향해 달려가거늘
이야말로
평등의 표현이다
조금남은 시간을
시금처럼 귀하게 나누어주고
여윈몸 훠이훠이 가고있는 당신은
가장정직한 청빈이다
하여나는
가난한 예배를 바치노라
Albinoni - Violin Concerto in C major Op.10 No.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