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내일/장석주
푸른하늘sky
2019. 8. 28. 17:53
내일/장석주
착한 망치가 계단 아래에 있고
여름 아침의 구름은 하천에 방치되었다.
나는 학교에 가지 않고 동생들과 옥상에 서 있었다.
들 한가운데 정류장이 두 군데 서 있고
그 너머로 청동의 강들이 뱀처럼 구불구불 흘러갔다.
문맹인 아이들이 옥수수를 먹고 있었다.
독재자의 동상 아래로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구부러진 못은 왜 시가 안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정오가 지나자 공중의 나비들이 땅에 떨어졌다.
파초 잎에 후두두 빗방울이 떨어졌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해에 홍수가 졌다.
커다란 잉어들이 하천을 거슬러 올라올 때
외삼촌들이 그물과 양동이를 들고 하천으로 나갔다.
그 무렵 마을 처녀들이 사라졌는데,
노란 나비를 따라갔다는 풍문이 번졌다.
아주 길고 혹독한 겨울이 닥칠 것이라고 했다.
내일은 얼마나 긴 하루가 될까 궁금했다.
-월간 '현대시' 2018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