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그냥커피 / 오탁번
푸른하늘sky
2019. 4. 8. 15:54
그냥커피 / 오탁번
옛날다방에서
그냥커피를 마시는 토요일 오후
산자락 옹긋옹긋한 무덤들이
이승보다 더 포근하다
채반에서 첫잠 든 누에가
두잠 석잠 다 자고
섶에 올라 젖빛 고치를 짓듯
옛날다방에서 그냥커피 마시며
저승의 잠이나 푹 자고 싶다
-시집 〈손님〉(황금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