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붉은 동백 - 문태준
푸른하늘sky
2019. 3. 11. 11:45
붉은 동백 - 문태준
신라의 여승 설요는
꽃 피어 봄마음 이리 설레 환속했다는데
나도 봄날에는
작은 절 풍경에 갇혀 우는 눈먼 물고기 이고 싶더라
쩌렁쩌렁 해빙하는 저수지처럼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니어도
봄밤에는 숨죽이듯 갇혀 울고 싶더라
먼발치서 한 사람을 공양하는
무정한 불목하니로 살아도
봄날에는 사랑이 살짝 들키기도 해서
절마당에 핀 동백처럼 붉은 뺨이고 싶더라.
Alfredo's Theme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