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고독(孤獨)의 깊이/ 기형도
푸른하늘sky
2019. 1. 28. 13:11

고독(孤獨)의 깊이/ 기형도
한차례 장마가 지났다.
푹푹 파인 가슴을 내리쓸며 구름 자욱한 江(강)을 걷는다.
바람은 내 외로움만큼의 중량(重量)으로 폐부(肺腑) 깊숙한
끝을 부딪는다
상처(傷處)가 푸르게 부었을 때 바라보는
강(江)은 더욱 깊어지는 법(法 )
그 깊은 강(江)을 따라 내 식사(食事)를 가만히 띄운다.
그 아픔은 잠길 듯 잠길 듯 한 장 파도로 흘러가고.....
아아, 운무(雲霧) 가득한 가슴이여
내 고통(苦痛)의 비는 어느 날 그칠 것인가.
- 시집 『입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 1990)
O Solitude-Purcell
Paul Agnew, ten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