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으아리꽃 - 백승훈

푸른하늘sky 2019. 5. 21. 13:40


  

으아리꽃 - 백승훈

 

고교 동창들과
동해바다로 송년 여행을 가던 날
강산이 서너 번 바뀌도록
얼굴 한 번 마주친 적 없던 가시나가
너, 내 이름 알아? 내가 누구게?
마치 스무고개 하듯 다그치는 바람에
나는 그만 꾸지람 듣는 학생처럼
얼굴만 붉히고 말았던 것인데
추억을 안주 삼아 술잔이 몇 순배 돌자
갈래머리 소녀가 되고
까까머리 소년이 되어
초록숲의 흰 으아리꽃처럼 한데 어우러져
하얀 웃음꽃을 마구마구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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